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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83도루 페이스' 박해민 "정수빈이 동기부여 됐다"

박해민(34·LG 트윈스)이 다시 힘차게 달린다. 23일 기준으로 그는 도루 18개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김도영(KIA 타이거즈·13개)과는 5개 차이. 박해민은 정규시즌 일정의 21.5%를 치른 가운데, 벌써 지난해 도루의 69.2%를 채웠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26~27일 경기에서 각각 도루 하나씩 성공해 팀 승리를 가져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역대급 도루 페이스다. KBO리그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는 84개(1994년 이종범)다. 올 시즌 경기당 도루 0.58개를 기록 중인 박해민은 산술적으로 83도루까지 가능하다.박해민은 KBO리그 역대 최고 '대도' 중 하나다. 2015~2018년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다. 2015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60도루를 기록했다. 2014~2021년 연평균 도루 39.8개를 올린 박해민은 2022년 LG 이적 후에는 24도루, 26도루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루 성공률이 처음으로 70% 아래(68.4%)로 떨어졌다. 박해민은 정수빈(34·두산 베어스)을 보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박해민은 "나이가 들어서 못 뛴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지난해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한 정수빈이 내게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지난해 39도루를 기록, 데뷔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해민은 "정수빈을 보면서 나도 다시 도루왕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부터 베이스 크기를 확대(15→18제곱인치)한 것도 도루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박해민은 "마침 더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도루 성공률을 높이면서 더 자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그의 도루 성공률은 94.1%(리그 평균 75.6%)에 이른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는 염경엽 LG 감독의 구상에 부합하고 있다. 박해민에게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염경엽 감독은 "도루에 필요한 타이밍과 스피드, 슬라이딩과 센스 등 각종 능력을 다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60개, 혹은 그 이상의 도루를 목표로 한다면 오버 워크(overwork·과도한 신체 활동)에 시달릴 것이다.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제동'에 박해민도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 도루 개수에 연연하지 않지 않는다. 박해민은 '올 시즌 몇 도루를 예상하나'라는 말에 "그걸 생각할 여력이 없다. (타격이 부진한) 4월이 빨리 지나갔으면 한다"고 웃으며 "최대한 자주 출루해서 도루 등으로 상대 투수를 흔들어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몸이 아프지 않은 게 나의 장점이다. 다치지 않는 한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28 07:58
프로야구

'KIA만 웃었다' 개막 한 달, 5강 후보들 어디로 갔나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KT 위즈. 2024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은 '3강'이었다. 여기에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 이글스와 '우승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롯데 자이언츠가 5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개막 한 달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KIA는 당연하면서도 의외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KIA는 한 달간 24경기를 치러 유일하게 7할 승률(0.708, 17승 7패)을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ERA)도 1위(3.58), 팀 타율도 2위(0.291)에 올랐다. 투·타 모두 안정적이다.당초 KIA는 시즌 초반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포' 나성범을 비롯해 황대인, 전천후 투수 임기영, 주전 유격수 박찬호, 선발 투수 이의리 등 주전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했던 탓이다.하지만 KIA는 탄탄한 선수층으로 위기를 버텨냈을 뿐 아니라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2의 이종범' 내야수 김도영과 베테랑 서건창이 부활하면서 '부상 병동' 타선을 지탱했다. 마운드에선 10경기 8승을 합작한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 외국인 원투펀치가 선발진의 중심을 잘 잡았다. 불펜에서는 최지민(13경기 ERA 0.75)과 이준영(10경기 ERA 1.69) 곽도규(14경기 ERA 2.53) 등 필승조가 뒷문을 잘 지켰다. KIA의 고공 비행엔 '초보 감독' 답지 않은 이범호 감독의 팀 운영이 있었다. 백업 선수들을 골고루 활용하면서 위기를 이겨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안배까지 신경을 쓰면서 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차례로 복귀할 예정이라 KIA의 전력은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5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주에 겨우 5할 승률(0.542, 13승 11패 2무)을 회복했다. 팀 타율 1위(0.295) 팀 ERA 4위(4.40) 등 기록은 나쁘지 않지만,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LG 불펜진의 공백은 꽤 커 보인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적)과 이정용(입대)이 이탈하고 함덕주와 정우영은 팔꿈치 수술 여파로 2군에 있다. 백승현도 팔꿈치 통증, 최동환까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타선의 침묵으로 1~2점 차 어려운 승부가 이어지면서 불펜의 부담감이 가중된 여파도 크다. 지난해 준우승팀 KT의 상황은 더 나쁘다. 승률 0.280(7승 18패)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1위 KIA와 격차는 10.5경기. 10위에서 2위까지 오른 지난해 같은 시기(26경기 기준)에서 KT는 승률 0.333(8승 16패 2무)을 기록, 1위와 7.5경기 차를 유지했다. 지난해보다 상황이 악화했다.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현재 KT의 팀 ERA는 6.94로 리그 최하위. 에이스 고영표의 부상도 아쉽지만, 토종 선발 3명의 부진이 뼈아프다. 믿었던 필승조도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며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박병호와 황재균, 김상수 등 주축 타자들의 부진도 심각하다. 상위권 도약의 기대가 컸던 한화는 초반 선두에서 7위(11승 10패)까지 미끄러졌다. 최근 10경기에서 7패를 당했다. 팀 ERA는 4.14(리그 3위)로 좋지만, 팀 타율은 최하위(0.257)에 머물고 있다. 투·타 밸런스가 좋지 않다. 기대를 모았던 류현진도 5경기에서 1승 2패 ERA 5.33에 그렸다. 안치홍과 채은성 등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2015~2021년 두산) 경력이 있는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롯데는 최하위권(9위)에 머물러있다. '170억원 FA 삼총사'의 부진이 충격적이다. 내야수 노진혁은 타율 0.176, 투수 한현희는 4경기 ERA 7.36으로 부진했다. 유강남도 타율 0.122에 그쳤다. 롯데의 팀 ERA는 5.05(8위), 팀 타율은 0.261(8위)이다. 8연패를 끊고 최근 3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시즌 전 최약체로 분류된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돌풍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정후·안우진의 이탈로 전력 손실이 큰 키움은 이번 시즌에도 최하위로 분류됐다. 그러나 키움은 이형종·최주환·이용규 등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3위(13승 10패)까지 올랐다. 5위(13승 11패) 삼성은 젊은 타자 김영웅, 이재현의 활약을 앞세워 상위권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4.04.23 06:04
메이저리그

'배럴'로 향하는 마지막 난관, 이정후의 비밀번호 '3.4도'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시즌 초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11일(한국시간) 기준으로 이정후의 강한 타구(Hard-Hit) 비율은 48.9%로 메이저리그(MLB) 상위 19%에 해당한다. 강한 타구는 시속 95마일(152.9㎞) 이상을 의미한다. MLB 평균은 36.3%. 타구 속도가 빠르다는 건 정타에 가깝다는 의미다. MLB 대표 슬러거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50%)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53.2%)와 비교해도 차이가 거의 없다.'총알 타구'는 배럴(Barrel)의 조건 중 하나다. 배럴은 세이버메트리션 톰 탱고가 만들어 낸 이상적 타구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 발사각 26~30도와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높고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는 인플레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발표된 자료에선 배럴 타구 타율이 0.822, 장타율은 2.386으로 측정되기도 했다. MLB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배럴 타구 비율은 4.4%(1위 바비 위트 주니어·27.3%)로 하위권이다. 타구 속도가 빠른데 배럴 타구가 적은 건 발사각 때문이다. 이정후의 타구 발사각이 3.4도로 리그 평균(12.2도)보다 낮다. 타구 발사각이 8~32도 사이인 스위트 스폿 비율도 22.2%(평균 33.1%)로 높지 않다. 뜨지 않는 '총알 타구'는 내야 그물에 잡힌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달라지긴 했는데 이정후가 시즌 초반 바깥쪽 공을 계속 잡아당겨서 치더라. 타구 방향이 대부분 1루와 2루 사이였다"며 "(타격 유형상) 타구 각도가 높게 나올 수 없었다. 과거 추신수(현 SSG 랜더스)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비슷한 이유로 땅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정후의 땅볼 비율은 57.8%로 리그 평균(44.6%)을 상회한다. MLB닷컴은 지난 10일 이정후를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4위로 예상하며 '3월 31일 아버지(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앞에서 홈런을 쳤던 것처럼 공을 띄우는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낮은 발사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안정적이다. 헛스윙률(6.8%)과 삼진 비율(7.4%)은 MLB 최상위 1%로 흠잡을 곳이 없다. 발사각은 이정후의 '마지막 퍼즐'에 가깝다.타구 방향이 조금씩 다양해지는 건 고무적이다. 최근 3경기에서 안타 5개를 몰아쳐 0.200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0.255(47타수 12안타)까지 끌어올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중용, 기회를 꾸준히 주고 있다. 송재우 위원은 "최근 (타격하는 모습이) 바뀐 거 같다. 그러면서 타구 속도가 빨라졌고 공도 더 뜬다"며 "이정후는 KBO리그 경험이 많고, 워낙 영리한 선수다. 이른 시점에 적응하지 않을까 한다. (초반 부침은) '미니 슬럼프' 정도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2 05:01
프로야구

문동주도 포기하게 했던 '리틀 이종범' 재능, 사령탑도 믿는다 "KIA도 ML에 선수 보내길"

"KIA 타이거즈도 메이저리그(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와주면 정말 좋지 않겠습니까."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수 시절 3루수였던 그는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1727안타와 329홈런을 때려냈다. 수많은 기록을 쌓았지만, 이 감독은 사실 선수 시절 '1인자'로 꼽히던 유형은 아니었다. 대신 오랜 시간 활약한 만큼 또 다른 천재도 많이 봤다. 한화 후배였던 김태균 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랬고, MLB로 향한 류현진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또 다른 한 명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7시즌에 걸쳐 통산 타율 0.340(역대 1위)을 쌓고 MLB로 향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포스팅 기준 역대 최고 규모인 1억 1300만 달러를 받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빠르게 적응해 활약 중이다.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까지 쳤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샌디에이고의 왼손 필승조 톰 코스그로브로 그는 지난해 54경기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왼손 타자들에게는 '저승 사자'나 다름 없는 왼손 사이드암스로였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 시절 비슷한 유형인 브룩스 레일리(전 롯데 자이언츠)에게 취약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날 코스그로브가 던진 스위퍼를 통타, 펫코파크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활약에 놀라지 않았다. 이 감독은 "미국(MLB)이 괜히 그렇게 큰 돈을 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이 감독에게 야구 후배인 동시에 팀 선배의 아들이기도 했다. 한화에서 뛰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친 이 감독은 지난 2011년 KIA로 이적했다. 당시 KIA엔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가 뛰었고, 이 코치는 1년 후인 2012년 초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이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면서 "내가 KIA에 왔을 때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었다. 초등학생 이정후가 경기할 때도 구장에 왔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선수로서, 코치로서 지켜 본 이정후 기억도 강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가 키움에 입단한 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나 생각했다"며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왔지만, 저렇게 빨리 올라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것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했다.이범호 감독은 이정후를 두고 "잘하는 선수들은 빨리 (해외로) 나가야 한다. 우리 잘하는 선수들만 남으면 좋겠다"며 장난 어린 미소를 지었다. 농담 이후 진담을 꺼냈다. 이정후만큼 이종범 코치를 떠올리게 한 김도영(KIA) 때문이다. 이 감독은 "그 나이에 김도영만큼 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팀으로서, 또 감독으로서도 김도영이 잘 성장해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KIA도 MLB에 보낼 선수가 한 명 나온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범호 감독의 말처럼 김도영은 MLB 진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당초 KIA 1차 지명에 유력했던 건 이미 155㎞/h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한화 이글스)였다. 하지만 KIA는 강속구 투수는 매년 나와도 김도영과 같은 5툴 플레이어 유격수는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 김도영으로 지명 선수를 최종 낙점했다.실제로 김도영의 재능은 엄청났다. 빠른 발은 이종범 코치 선수 시절 못지 않고, 수비 범위와 어깨도 강력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출전 경기는 적으나 타격에서도 재능을 확인했다. 84경기에만 출전했으나 타율 0.303 7홈런 25도루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풀 시즌이라면 15홈런과 50도루를 해낼 수 있는 성적표였다.이범호 감독은 "모든 팀들이 그런 선수들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팬분들도 마찬가지다. 팀마다 흥행을 시킬 수 있는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맞대결을 펼칠 때 재미도 있다. 좋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KBO리그에는 '세대 교체'가 막혔다는 우려가 퍼졌다. 베이징 올림픽,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10년 전 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끈 세대들이 여전히 KBO리그 주축이고, 새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에서도 20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연속선 상에서 세계 무대를 경험 중이다. 이정후를 필두로 MLB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도 점점 늘어난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선수들 중에 빨리 성장하는 친구들을 보면 '와 나는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젊은 선수들이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무엇이 많이 달라졌길래 20살, 21살인 어린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내가 그 나이 때는 그런 일이 많이 없었다. 그런 것을 보면 확실히 지금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이 꼽은 포인트는 목표 의식이다. 그는 "나는 진짜 주전으로 나간 게 2004년(프로 5년차)부터다. 그 이전에는 100경기씩 뛰었어도 타석 수가 200~300타석 안 되게 들어갔다"며 "나는 그때 생각했던 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들어왔으니까 내 친구들이 대학에 있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 이 마인드로 갔는데, 그때가 진짜 5년째 되는 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목표가 4년이었듯, 어린 선수들도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느냐에 따라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런 목표 의식을 잡고 움직이면 어떤 선수든 좋은 목표 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1 08:22
프로야구

[IS 잠실] 이정후 활약 지켜 본 이범호 감독 "펫코파크, 저도 쳐봤잖아요"

"나도 쳐봤잖아요."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에 옛 추억을 떠올렸다.이정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8회 타석 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MLB로 이적한 그가 쏘아올린 빅리그 첫 대포다.이정후의 홈런 소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이정후의 영상을 보며 잠시 옛 기억을 떠올랐다. 선수 시절 MLB 진출은 이루지 못한 이 감독이지만, 펫코파크와는 인연이 있어서다. 이 감독은 2009년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회 대회 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그는 당시 펫코파크에서 열렸던 대회 2라운드 1조 순위결정전 일본과 경기에서 7회 말 다나카 마사히로를 상대로 중월 동점 홈런을 쏘아올린 바 있다. 이 감독은 이후 대회 결승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9회 말 동점 적시타를 치는 등 그 대회 최고의 활약으로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펫코파크에서 경험은 추억을 돌아보는 정도였다. 이 감독은 그보다 이정후의 천재성에 대해 놀라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큰 돈을 주는데 선수 체크를 안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충분히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를 치는 장면도 보니 높은 공을 늦은 타이밍에 페어 코스로 빼내 라인드라이브로 치더라. 그 정도 높이 공을 그 궤적으로 맞히면 플라이볼이 나와야 한다. 그 코스를 몸을 빼면서 눌러 치더라"고 돌아봤다.이범호 감독은 "홈런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편하게 쳤을 선수다. 선수 본인은 홈런 욕심이 없고 타율에 대한 생각만 머릿속에 있었을 거다. 스즈키 이치로도 마음만 먹으면 홈런을 친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이정후는 본인이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알고 한다"며 "타이밍만 잘 맞으면 홈런이 나온다. 스윙도 빠르다. 아마 10개 이상은 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이종범 전 코치의 선수 시절을 함께 했던 이범호 감독이다. 이 감독은 "내가 KIA에 와서 (이종범 코치의) 은퇴식에도 이정후가 왔다. 경기할 때도 초등학생 때 온 기억이 난다"며 "키움에 가서도 빠르게 성장을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바로 왔지만, 저렇게 빨리 (기량이) 올라가는 게 어려운 일이다. 젊은 야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난 저렇게 안 되던데, 어떻게 해냈을까'라고 궁금증이 들긴 한다. 또 나 때는 20~21살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제는 그러기 좋은 환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고 답했다.물론 3루수의 '레전드'로 꼽히는 이범호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빠르게 주전 3루수를 차지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난 (5년 차인) 2004년부터나 주전이었던 것 같다. 당시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했으니 대학에 간 친구들이 오는 4년 안에는 어떻게든 성공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로 5년 째에 잘했다. 목표 의식이 명확하면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한편 이날 KIA 선발로는 또 한 명의 20대 초반, 윤영철이 등판한다. 이범호 감독은 "영철이는 작년 정도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5선발 투수에게 10승을 바랄 건 아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경기 흐름이 대등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버텨주면 된다. 이길 때는 이기고, 질 때는 지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너무 큰 기대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을 부상 없이 잘 지켜주기만 해도 된다. 윤영철은 우리 팀의 중요한 미래다. 무리시키면서 하는 건 팀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윤영철에 대한 믿음이 덜한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어느 팀이든 5선발에 대해서는 다 고민한다"며 "영철이는 지난해 던져준 걸 생각하면 5선발 중 1, 2번 안에 들지 않을까. 앞으로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4선발, 3선발로 올라와야 한다. 차근차근 성장하는 게 팀에도 미래가 생기고, 가장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31 13:14
메이저리그

강속구 받아쳐 호쾌한 홈런, 'MLB 적응 잘할까?' 편견 지우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

"한국(KBO)과 미국(MLB)의 강속구는 다르다"며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미국 빅리그 적응을 우려하던 현지 매체들의 시선이 불과 3경기 만에 확 달라졌다. 시범경기지만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는 이정후의 불방망이에 현지 매체는 "기대보다 뛰어나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세 경기에서 타율 0.444. 8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선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내더니,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2루타와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선 텍사스에서 코치 연수 중인 아버지 이종범 코치 앞에서 안타를 추가했다. 내용을 보면 더욱 놀랍다. 이정후가 때려낸 4안타 중 3개가 150㎞/h가 넘는 강속구를 받아쳐 만들어낸 안타였다. 애리조나전에서 152.4㎞/h의 강속구를 받아쳐 타구 속도 176.5㎞/h의 대형 홈런으로 연결한 이정후는 텍사스전에서도 153㎞/h의 공을 안타로 만들었다. 시범경기 첫 경기만 해도 이스트베이 타임즈 등 현지 매체들은 "(KBO보다) 더 빠르고 움직임이 많은 공을 던지는 MLB 투수들에게 이정후가 적응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우려를 불식했다. 콘택트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질 거라는 저평가도 홈런으로 잠재웠다. 이정후가 조명받은 것은 타격뿐만이 아니었다. 애리조나전 홈런 당시 이정후는 2루타를 예상해 전력 질주했는데, 1루 베이스까지 불과 4.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MLB닷컴은 전했다. 지난해 MLB에서 평균 4.1초 이내로 1루 베이스를 밟은 선수가 배지환(4초05)을 비롯해 4명밖에 없음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속도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는 확실한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라면서 더 공격적인 주루를 권유했다. 이러한 이정후의 활약 뒤에는 그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이정후는 지난겨울, 공이 빠르고 키가 큰 MLB 투수들의 특징을 고려해 피칭머신의 릴리스 포인트를 높게 조정해 타격 훈련을 진행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MLB 투수들의 공을 지켜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연구해왔다. 이정후의 맹활약에 현지 매체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가 MLB 투수들의 공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의 홈런은 그의 타격이 기대보다 뛰어나다는 걸 암시한 경기"라면서 그의 새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03 16:04
프로야구

[IS 비하인드] 외부? 내부 승격? 이범호 감독의 운명은 '9일' 결정됐다

말 그대로 '운명의 9일'이었다.KIA는 이범호(43) 1군 타격 코치를 제11대 감독에 선임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이다. KIA는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지난달 28일 해지한 뒤 후임 사령탑 선임 절차를 밟았다.KIA의 차기 감독 선임은 프로야구 최고 이슈였다. 한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후보가 물망에 올랐다. 타이거즈 대표 레전드 선동열 전 감독과 이종범 전 코치도 그중 하나였다. 심재학 KIA 단장은 지난 5일 "포괄적으로 감독 후보를 정해놓고 주말(3~4일) 동안 팀장들과 논의를 거쳤다. 리스트를 줄였다"고 말했다. 당시엔 외부 영입과 내부 승격 가능성이 반반이었다.내부 승격으로 기운 건 설날 연휴 기간인 지난 9일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감독 후보를 분류하면서) 외부와 내부를 총망라했다"며 "외부 후보는 우승 (경험) 감독을 제1(순위)로 꼽았고 (외부가 아니라면) 내부까지 (크게) 두 가지로 갔다. 어떤 지도자가 좋을지 논의하면서 시간이 흘렀다"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캠프를 시작해) 코칭스태프에게 변화를 크게 줄 수 없는 상황이고 선수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할 거라고 판단했다. 의견이 모이는 과정에서 며칠이 지났는데 결과를 대표께 보고드리고 내부 (승격으로) 방침이 정해진 게 9일(금요일)"이라고 전했다. KIA는 감독 면접을 이범호 코치 단 한 명만 진행했다. 외부가 아닌 내부 승격으로 기조를 확정한 뒤에는 그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심재학 단장은 "호주에서 훈련 중인 이범호 코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상적인 얘길 많이 했다"며 "녹화한 내용을 대표이사께 전달했고 팀의 방향성과 잘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이어 "시즌 개막(3월 23일)까지 40일 정도 남았다. 이범호 코치가 선수들과 케미(호흡)가 잘 맞으면서 지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현장 평가도 두루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이범호 신임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3루수 출신이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그는 2010년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1(6370타수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 역대 통산 만루 홈런 1위(17개)에 오를 정도로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였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이 신임 감독은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21년 퓨처스(2군)리그 감독을 역임하는 등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이범호 신임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 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13 17:30
프로야구

[IS 이슈] 변화 아닌 '안정'…위기의 호랑이, '내부'에서 답을 찾다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안정'이었다.KIA는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43) 1군 타격 코치를 선임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이다. KIA는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지난달 28일 해지한 뒤 후임 사령탑 선임 절차를 밟았다.심재학 KIA 단장은 신임 감독 계약을 발표한 뒤 본지와 통화에서 "시즌 개막(3월 23일)까지 40일 정도 남았다. 이범호 코치가 선수들과 케미(호흡)가 잘 맞으면서 지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현장 평가도 두루 좋았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 1일부터 호주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다. 감독 없이 시즌 담금질을 시작,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감독 후보를 폭넓게 고려한 심 단장은 "'누가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라는 한 가지 주제로 최종 후보를 추렸다"고 밝혔다. KIA가 사령탑 선임 절차를 시작한 뒤 수많은 후보가 물망에 올랐다. 타이거즈 레전드 선동열 전 감독과 이종범 전 코치는 물론이고 김경문 전 NC 다이노스 감독, 이동욱 전 NC 감독,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야구 야인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KIA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 눈을 돌렸다. 외부 감독을 선임할 경우 큰 틀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미 시즌 준비에 들어간 코칭스태프를 다시 조직하는 것도 어려웠다. 우승 후보로 고려되는 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 선수단의 혼란을 줄일 '내부 승격' 카드에 주목한 배경이다.심재학 단장은 "호주에서 훈련 중인 이범호 코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상적인 얘길 많이 했다"며 "녹화한 내용을 대표이사께 전달했고 팀의 방향성과 잘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코칭스태프는 그대로 가지 않을까 한다. 다만 (이범호 코치가 빠진) 타격 파트는 이범호 신임 감독의 몫으로 남겨두고 현장에서 원하는 대로 팀을 꾸릴 수 있게 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심 단장은 13일 저녁 호주로 출국해 이범호 신임 감독과 만날 예정이다. 이범호 신임 감독은 KBO리그 레전드 3루수 출신이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그는 2010년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1(6370타수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 역대 통산 만루 홈런 1위(17개)에 오를 정도로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였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이 신임 감독은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2021년 퓨처스(2군)리그 감독을 역임하는 등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이범호 신임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 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과 팬이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13 11:03
프로야구

[IS 포커스] 감독 찾는 KIA "포괄적으로 정한 후보, 리스트 줄였다"

신임 감독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가 1차 작업을 완료했다.심재학 KIA 단장은 5일 저녁 본지와 통화에서 "포괄적으로 감독 후보를 정해놓고 주말(3~4일) 동안 팀장들과 논의를 거쳤다. 리스트를 줄였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달 29일 김종국 감독의 계약을 해지했다. 김종국 전 감독은 구단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배임수재)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각된 영장에는 김 전 감독이 계약 유지 청탁을 받고 2022년 7월 100만원권 수표 60장을 받았다고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KIA는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김종국 감독과의 관계를 곧바로 정리했다. 이후 물밑에서 신임 감독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타이밍은 좋지 않다. KBO리그는 지난 1일부터 10개 구단이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부산 기장군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KT 위즈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이 모두 해외 체류 중이다.다른 구단에 소속된 코치와 접촉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도 하다. "후보 리스트를 줄였다"고 말한 심재학 단장도 "지금 상황에서 다른 구단 코치를 (감독으로) 데려오는 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세간에는 '타이거즈 전설' 선동열 전 감독과 이종범 전 코치 등 다양한 무적(無籍)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감독 면접을 진행할지 우선순위가 높은 후보와 바로 접촉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가장 최근 사령탑(김원형→이숭용)을 바꾼 SSG는 복수의 후보와 감독 면접을 가졌다. '면접'은 야구관이나 선수 운영 계획 등을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면접 과정에서 후보군이 누군지 구단 밖으로 새어 나갈 수 있다. SSG도 감독 면접 후보가 노출돼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 과정을 축소하거나 생략하기도 애매하다. 심재학 단장은 "지금 어떤 방법으로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고 말했다.KIA 1군 선수들은 현재 호주에서 훈련 중이다. 일단 진갑용 수석 코치가 선수단을 이끄는데 마냥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오는 20일 호주 1차 캠프를 마친 뒤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할 계획인데 2차 캠프 전에는 사령탑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2차 캠프는 연습 경기 위주로 스케줄을 소화하기 때문에 감독 공석 상황이 장기화하면 이에 따른 부담도 작지 않다.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KIA로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해야 한다. 빠르면 설 연휴 전까지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심재학 단장은 "노력은 하는데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에둘러 부정적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최대한 투명한 방법으로 빠르게 결론을 낼 계획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모든 감독 후보가 (평가나 여러 부분에서) 동등하다"고 강조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06 14:00
프로야구

김도영이 꼽은 최악의 하루→APBC 결승전..."국제대회, 왜 값진 경험인 지 알았다"

'제2의 이종범'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다시 뛴다. 잊고 싶은 기억을 애써 끄집어 내서 성장 동력으로 삼을 생각이다. 김도영은 현재 재활 치료 중이다. 지난해 11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주루 플레이 중 왼쪽 엄지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구단은 "재활 기간은 약 4개월"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도영은 2023시즌 개막 초반에도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다. 데뷔 2년 차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주전 3루수로 낙점됐지만, 4월 2일 열린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5번째 발가락을 맞고 골절상을 입었다. 발 부상 때도 12~13주 정도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김도영은 6월 23일 KT 위즈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예상보다 빨리 몸 상태가 나아졌다. 이번 손가락 부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현재 상태를 묻는 말에 "가볍게 스윙을 해보는데 전혀 통증이 없다. 나도 다쳐보지 않은 부위이기 때문에 회복 속도는 알지 못했는데, 트레이닝 코치님께서 '빠른 것 같다'고 하더라. (호주에서 치러지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처음에는 재활 운동을 하고, 바로 기술 훈련을 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도영은 긴 공백기를 갖고 나선 2023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84경기에서 385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03(340타수 103안타)를 기록했다. 25도루를 기록하며 고교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스피드도 마음껏 뽐냈다. 홈런 7개, 2루타 20개를 기록하며 장타력도 증명했다. 시즌 장타율은 0.453. 김도영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2번이나 부상을 당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부상 복귀 뒤 나선 정규시즌에서 계속 선발로 나섰고, 다음 시즌(2024) 어떤 방향성을 갖고 준비해야 할 지 알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험은 APBC였다. 시즌 초반 당한 발가락 부상 탓에 9~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던 그는 리그 대표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선발한 APBC 대표팀에는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빼어난 장타 생산 능력을 인정 받으며 주축 타자 역할을 해냈다. 특히 11월 16일 열린 호주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선 한국이 1-2로 지고 있던 8회 말 선두 타자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동점 득점을 만들었고, 18일 대만전 2회 말 타석에서도 3-0으로 앞서가는 적시타를 쳤다. 일본과의 결승전은 경기력이 안 좋았다. 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쳤고, 2-2로 맞선 연장 10회 초 승부치기에서 병살타를 쳤다.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가락 골절상까지 당했다. 한국은 이어진 상황에서 윤동희가 적시타를 치며 1점 달아났지만, 10회 말 수비에서 2점을 내주며 3-4로 패했다. 김도영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지만, 삼진은 6개를 당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김도영은 APBC를 돌아보며 "잘 한 건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부상을 당했던 일본과의 결승전은 최악이었다. 일본전뿐 아니라 매 경기 삼진을 당하기도 헀다"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값진 경험이었다. 김도영은 "APBC 출전 전에는 국제대회 출전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항저우 AG에 출전했던 김주원(NC 다이노스) 선배가 '국제대회를 통해 큰 배움을 얻었다'라고 했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내가 직접 이 무대에서 부족한 점을 느끼게 되니까 왜 이런 경험이 중요한 지, 왜 성장하는 지 알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영은 리그 대표 유망주이자 KIA 주전 3루수다. 그동안 냉정한 평가보다는 기대감을 더 많이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APBC에서 일본전 두 경기에서 5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나는 경험을 한 그는 현실을 직시했다. 타격과 수비 모두 부족한 점을 느꼈고,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김도영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명확하게 안 것만으로 큰 배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2024시즌 첫 번째 목표로 풀타임 시즌을 꼽았다. 재활 치료 절차에 큰 변수가 생기지 않으면, 2024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도영은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더 독한 자세로 훈련에 임할 생각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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